산티아고(이웃마실)레온---트리카스텔라
2019. 5. 16(21)[21.3--496.8][8~20 흐림]
레온<베르네스가강-기찻길위인도교-산티아고예배당-와인저장소-공장지대-N120>~라 비르헨 델 카미노(8.7)<N120-터널-N120-발베르데 라 비르헨>~산미케델카미노(6.3)<N120-아베니다호텔-주유소-N130>비야당고스 델 파라모(7.4)
♧ 마르셀로광장-산마르셀로성당, 카세보티네스(가우디), 구스마네스궁
♧ 레글라광장-레온성당(고딕, 스테인드글래스, 호랑, 박물관)
♧ 산이시도로광장-산이시도로바실리카=산이시도의유해-용서문, 박물관
♧ 산마르코스광장-파라도르와 산마르코스수도원(=파라도르호텔, 외벽조각, 회랑, 정원)
숙소: Ref . Municipal/ Villadangos del paramo
공립 알베르게에 묵기 위해 오전 6시30분에 출발이다. 아직 여명이다. 레온대성당, 산마르코스광장, 산마르코스 수도원을 지나 레온을 벗어나 차량 소음이 심한 N120도로 옆으로 난 길을 한나절 걸었다.
우리나라는 단전을 이유로 전신주의 까치집을 부수고, 악취를 이유로 왜가리를 쫓아내는데 이곳에는 성당 종탑이나 첨탑 마다 황새들이 깃을 틀고 새끼를 치고 있다.
오늘 따라 한국인 순례객이 더 많다. 600백만원의 경비를 지급하고 여행사를 통해 왔단다. 예보와 달리 비는 맞지 않았다. 이곳은 와인 저장고가 많다. 숙소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2019. 5. 17(22)[28.5--525.3][6~14 대체로흐림]
비야당고스 델 파라모<오솔길-N120-급수탑>~산 마르틴 델 카미노(4.4)<N120-수로-급수탑-오르비고다리>~오스피탈 데 오르비고(7.2)<♧오른쪽 흙길-비야레스 데 오르비고-오르막길>~산티바네스 데 발데이글레시아(5.6) <흙길-☆-관목지와 경작지-산토 토리비오십자가(아스토르가전경)-포장내리막-순레기념상>~산 후스토 데 베가(7.9)<투에르강다리-몰데라 다리-철길철제다리-트라베시아 미네르바>~아스토르가(3.3)
♧ 아스토르가-시나고가공원-로마박물관-☆오르비고 다리-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모티브를 준=돈 수에로 기사의 이야기][스페인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중세 다리]
동키 숙소: RP. Alb. San Javier/ Astorga
이른 이침 바람 소리를 들으며 내의와 오리털 점퍼를 입고 차량 소음이 심한 N120 도로를 찬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며칠 전 부터 아카시꽃이 피기 시작한다.
잠시 N120도로를 우회하여 도로 옆길을 피해 숲길로 접어드니 살 듯 했는데 다시 시작이다.
흙길로 들어서자 바람이 차다 다시 마스크를 한다. N120이 멀어지니 세상이 조용하다. 유럽 사람들은 반바지, 까만 레깅스 차림이다.
앞서 출발한 홍의장군님이 bar El Puen에 커피와 빵을 주문 해 두었다며 bar의 간판과 영수증을 첨부한 카톡을 보내왔다. 바에 들려 주인장에게 영수증을 보여주니 웃으며 한참 뒤에 준비한 음식을 가져왔다. 홍의장군님의 기발한 생각을 하며 음식을 먹고 화장실 가는 길에 후원에서 방생하고 있는 금계와 앵무새를 카메라에 담고 출발이다.
오르비고에서 웅장하고 멋진 돌다리를 카메라에 여러 장 담았다. 숙소에 도착해서야 이 다리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다리라는 것을 알았다.
비야레스 데 오르비고 처음 만나는 배산 마을이다. 우리 나라도 수 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이곳 스페인들 유럽인들의 입식 문화에서 얼마나 많은 전쟁에서 시달렸으면 신발을 신고 실내생활을 했을까?
언덕을 올라 바람을 등지고 걷는다. 황토길 끝 언덕을 벗어난 흰구름은 파란 하늘을 들어내고 양지 바른 녹색 초원엔 소들이 유유히 되새김질하고 자전거 순례객이 따르릉따르릉 언덕 마루에 닿는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직 남은 길이 이십 오리인데 또 해가 고개를 내민다. 따끈하다. 자갈길과 또 다른 길이 있다. 어느 길을 택하면 더 편하게 갈 수 있을까? 잠시 생각 후 좀 더 편해 보이는 길로 걷는다. 무인 카페에서 장군님과 기린님 랑데뷰다. 맥주, 바나나를 먹고 출발이다. 한국 청년이 봉사하고 있다.
예보에 없던 비가 멀리 산에 묻어 내리고 있다. 우장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옆을 지나던 일행이 농부들이 관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할 필요가 없단다. 하기야 이 고장에 사는 주민들이 이곳 날씨의 특징을 가장 잘 알 터이니까.
순례자기념상에서 본 아스토르가 시가지를 마음에 담고 내리막길을 걸어 시내로 들어선다. 지루하게 느껴지던 27km 긴 구간이지만 지난 구간 보다 힘겹지 않은 하루다.
여장을 풀고 일행들 마중을 나왔는데 아스토르가 대성당 근처에 경찰 차량이 여러 대 있고 성당 안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안을 들여다보니 모두가 근엄한 표정으로 애도하고 있었다. 이곳 덕망 높은 유력 인사의 장례 미사 중이란다.
돌과 흙으로 벽을 쌓은 숙소라 악명 높은 빈대와 벼룩, 곰백사니가 염려되어 예방 조치를 하려다가 그냥 잤다. 다행이 염려와 우려가 불식되고 간밤 무탈하였다. 짐도 무거운데 준비한 퇴치재를 버릴까?
2019. 5. 18(23)[20.3--545.6][1~10 대체로흐림]
아스토리가<아스토르가 대성당-주교의 문-카에 산 페드로-레시텐시아산프란시스코와 에세 오모-A6고가다리-헤르가강>~무리아스 데 레치발도(5.3)<카에아-오솔길>~산타 카탈리나 데 소모사(4.1)~엘간소(4.9)<피뇨테다리-베니토크리스토예배당>~라바날 델 카미노(1150m)(7.1)
속소동키-RP Alb. La Senda/ Rabanal del Camino
피카소가 그린 듯 한 벽화가 조각된 삼각 구도의 교회 건물을 지나 시가지를 벗어나 걷고 있는데 이번엔 교회 입구에 ‘신앙은 건강의 샘’란 문구를 중국, 아랍,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문자로 병기해 놓은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밤새 알베르게 옆으로 지나는 차량 소음에 잠을 설쳤다. 예보대로 아침이 쌀쌀하다. 원경이 모두 설경이다.
쭉 뻗은 황토 자갈길과 마사토길 중 마사토 길을 택해 카에아 오솔길을 간다. 황톳길은 농로로 사용하는 듯하다. 뒤에 오던 외국인이 지나가는 개에게 ‘부엔 까미노’란다. 언덕이 눈앞에 다가오자 눈바람이 더 차다. 이름 모를 노란꽃과 로즈마리가 지천이다. 소모사 마을 카페에서 오징어 튀김과 바게트, 맥주를 먹고 있는데 장군님 내외분이 들어온다. 맥주와 주스를 추가하여 먹고 마을을 벗어나니 3개의 길 찻길, 순례길, 농로가 죽 이어진다. 라벤다 향을 맡으며 머리에 구름을 쓴 설산과 산위에 피어 오른 구름을 보며 천천히 걷는다.
제주의 돌담길 같은 착각을 하게 하는 시골길을 지나 엘칸토 성당 뒤편에서 오랜만에 일행 다섯이 함께 만났다. 랑데부하여 ‘부 엔 카미노’다.
멀리 산을 넘어 온 바람은 차고 맵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가 보인다.
2019. 5. 19일(24)[25.2---570.8][-1~16 맑음]
라바날 델 카미노<투리엔소계곡-엘 텔레노산(1,150m-카미노표지판 왼쪽>~폰세파이돈(1,430m)(5.8)~철십자가(1,505m)<산티아고예배당, 쉼터>(2)~만하린(국기와주요 도시거리 2.2)<통신탑(1,515m)>~푼토봉(2.3)<협곡>~아세보=검은 석조 기와(5)~리에고데암브로스(3.5)<안구스티아스성당-메루엘로강>~몰리나세카(4.5)-610m
동키숙소: R.P. Santa Marina/Molinaseca
1140고지에서 자고 아침 보름달과 함께 출발이다 고지에 걸맞은 추위가 느껴진다.
노랑, 보라, 자주, 흰색 꽃이 가는 길에 열병이다. 햇살이 퍼진다. 고개를 들어 산 아래를 보니 넓은 개활지가 펼쳐진다. 구름이 내린다. 안개 속을 걷는다. 이 고지에 전신주가 지난다.
폰세이돈 마을이 구름 속에서 드러난다. 찬바람에 전깃줄이 운다. 1400 고지의 마을 전체의 지붕 색깔이 검은 이색적인 산정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흰 꽃으로 쌓인 꽃동네다. 들린 bar엔 순례자들이 장사진이다. 우리도 긴 줄 끝에 서서 커피 한 잔과 빵 한 조각으로 아침을 때운다.
바에서 나오니 바람이 차다. 잠시 뒤 햇살이 내리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과 눈 덮인 산마루가 드러나고 산 아래 넓은 개활지가 그림 같다. 경치에 취한 순례자들이 셔터 누르느라 걷는 속도가 느리다. 철십자가다. 입맞춤 하는 이, 자기 나라에서 가져 온 돌을 쌓는 이, 무언가 자기의 흔적을 마음에 새긴다.
바람 한 점 없는 내리막이다. 길가 옆에 세워 둔 쇠막대에 4단으로 구분하여 칠 한 것을 보니 겨울철 적설량이 짐작된다. 만하린(국기와 주요 도시거리 표시)에 들려서 돈키호테 복장을 한 분과 기념 촬영을 하고 푼힐 봉을 향해 출발이다. 대한민국 국기다. 이어지는 꽃길이 나를 잡는다. 함께 더 하자고, 옆을 지나는 사람마다 ‘부 엔 카미노다’. 멀리 물라나세카가 보인다. 호수와 산에 걸친 구름이 예쁘다. 정상을 내려가니 내리막 너덜 길이다. 산 아래 까마득한 길을 따라 산골 마을이다. 자전거 순례자가 펑크를 수리한다.
밝은 햇살에 노란 꽃이 더 노랗게 보인다. 예쁘다. 곱다.
누가 뒷사람 위해 두고 갔을까? 잊고 갔을까? 어쨌든 습득한 라면 수프로 밀가루를 사다가 수제비를 빚어 먹는 맛은 진미다. 고국의 맛이다.
2019. 5. 20(25)[24.3---596][3~20---흐림]
모리나세카<파트리시아-캄포-마스카론 다리-보에사강의 마스카론다리-철도-아베니다 카스티요>~폰페라다(7.9)<산안드레스성당-템플기사단 성-엔시니광장-폰스페라다철교-콘코르디아공원-(카예리오우르디알레스-아베니다 데 라 리베르타드-에너지박물관-아치문-포블라도광장-콤포스티야성당-스포츠센터-노보호텔-NVI터널-산블라스성당-CL631-이 산 로케 예배당>~콜룸브리아노스(6.6)<성그리스도예배당-푸엔테스누에바스>~캄포니라야(4.6)<산일데폰소성당- ☆비에르소와인공장-A6고가다리-마가스계곡-후카예시마데비야-산라시노몬클로아호텔-산티마리아성당과 쿠아강다리-울리브기름짜던곳-성당>~카카벨로스(6.5)
☆푼페라다-템플기사단성-엔시ㅡ나광장-엔시나대성당-시계탑
☆비에르소 와인 공장
동키숙소: Alb El Molino/ Cacabelos
와인 저장 탱크 모형을 뒤로 하고 폰페라다 외곽을 돌아 시내로 진입한다.
템플기사단 성 촬영에 몰입하다 길을 놓쳤다.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제 각각이다. 방향만 가르쳐 주는 이, 잘 못 가르쳐 주는 이 지금까지의 스페인 주민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시장 출마자들의 사진인 듯 벽보가 걸려 있는 폰페라다 시내에서 3~4km 정도를 알바 한 끝에 노란 화살표를 찾았다.
2019. 5. 21(26)[24---620][6~26---맑음]
카카벨로스~피에로스(2)<발튀 데아리바-언덕위의 하얀집-산티아고성당과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성-푸르비아다리>~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5. 7)<부르비아다리-발카르세강-NVI>~페레헤(5)<NVI-A6-ㅂ밴션 엘 푸엔테 페레그리노>~트라바델로(5)<A6-NVI-라 포르텔라. 데 발카르석-암바스메스타스>~베가 데 발카르세(6.6)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산티아고성당의용서의 문-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성의 망루-산프란시스코성당
♧ 마요르광장-콜레히아타성당
동키숙소: PR Albergue el Peregrino/ La Portela de Vaicarce
와인 짜는 기구를 전시해 놓은 카카벨로스 마을을 지나 걷는 아스팔트길 옆 주택 정원에 세계 주요 도시까지의 거리가 표시된 표지판에 서울이 없어 아쉽다.
와인의 고장답게 포도밭이 많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포도밭에서 순치기 하던 이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손을 흔든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들은 이 곳 주민들이 아니고 순례 도중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란다.
스페인 하숙촬영지 산 니콜아스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에 들려 촬영 흔적을 찾았으나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라 선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성당 뒤편 빨랫줄에 걸린 속옷의 주인은 스페인 하숙 출연 했던 유해진 것인가 아님 차승원, 배정남 것인가?
알베르게를 나오니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의 장날이다. 시장 입구엔 나이 어린소녀가 바베큐를 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 소년 소녀들은 이런 일은 천하다며 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시키는 부모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소녀는 거리낌 없이 이 일을 하고 있다. 직업에 귀천 의식이 없는 국민성에 놀라고 젊은이들의 자립정신에 칭찬을 보낸다. 따로 걷고 있던 5명 모두를 불러 양갈비와 통닭구이 소시지를 16.5유로에 사서 근처 장미공원에서 포식한다.
발카르세강을 건너 가파른 푸리데라(930m)봉을 향한다. 26도의 바람 없는 산길을 오르니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빠 온다. 한 구비를 돌아 불어오는 바람의 시원함을 맛본다. 예쁜 꽃을 사진으로 남긴다. 어제 밤 같은 침실에서 자고 펜티 바람으로 화장실 가던 독일 두 여인이 앞서 간다.
근년에 불이 났는지 뙤약볕을 걸어온 길엔 검게 탄 화마의 흔적이 역역하다. 100m앞 숲길은 시원할까?
송신탑이 있는 푸리데라봉이 눈앞이다.
산 중턱 도로에서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설이고 있는데 지나가던 운전자가 방향을 제시하며 엄지척을 한다.
급경사를 내려와 트라바델로의 바에서 맥주 1잔을 한다. 바를 나와 발파르세강 다리를 6번이나 건너며 지루하게 걷고 있는데 바다로님이 마중이다. 갈 길이 한참은 더 남은 줄 알고 걷고 있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2019. 5. 22(27)[20.4---640.4][8~22--때때로흐림]
베가 데 발카르세<왼쪽 산등산등성 사라진성-루이텔란의 산 후안 성당-오르막~에레리아스(705m-3.5)<오솔길-계곡>~라파바(920m-3.6)<밤나무숲-관목숲~라구나 데 카스티야(1150m--2.5)<오러막-갈리시아주 경계석-돌벽>~오세브레이로(1330m--2.6)<리나레스-산로케 고개-오스피탈 데 라 콘데사-성당(돌 지붕 종탑과 산티아고 받쳐든십자가)-파도레넬로의 산 옥산 예배당~포요고개(1335m-8.6)
♧ 오 세브레이로-산타마리아왕립성당(서반괸 성배 전시)-돈알리아스 발리나 흉상(순례길 노란 화살표 고안한 교구제)-바요사(갈리사아 특유의 초가집)-박물관
숙소동키: Albergue bar puerto/ alto do poi
간밤 숙소가 고속도로와 일반도로 사이에 위치하여 심한 차량 소음으로 잠을 설쳤다. 거기다가 목적지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묵어 오늘의 여정이 늘어난다.
1100고지의 라구나 데 카스티야(1150m) 마을 입구다. 간이 슈퍼마켓 앞에 사람들이 많다. 우리도 슈퍼에서 빵과 주스 한 캔씩을 마시고 안사람이 화장실에 갔다. 좋지 않은 화장실 사정을 알고 있는 나도 미리 볼일을 봐 두려고 화장실에 들어가려니 1€를 내란다. 안 사람은 돈을 내고 물건을 구입 했지만 난 돈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갈리시아 주 경계석의 사진을 찍고 관목 사이를 걸어 오세이브레이오(1,330m) 마을 입구에서 말을 탄 순례객들을 만나 이색 풍경에 사진을 찍고 마을에 들어서니 켈트족이 이민 정착한 초가와 눈길을 헤치고 미사에 참석한 농부의 성찬이 살과 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 와산타마리아 성당이 있다. 다양한 순례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이 마을에서 맥주 한 잔을 사 마시고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걸어 산로케(1270m) 고개에서 순례자상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앉아 휴식을 한다.
산로케 고개까지 반복되는 내리막 오르막은 사람을 지치게 했고 마지막 깔딱 고개는 정신까지 혼미하게 만들었다. 30분 늦게 도착한 바다로님도 녹초가 되었고 1시간 늦게 도착한 두 분은 포기하려다 왔단다.
소진된 체력이 염려되어 내일 일정을 수정하려고 교통편을 물으니 포요고개에서 트리아카스텔라까지 하루에 버스가 2번 있단다.
빠요시(palloza=초가)
2019. 5. 23(28)[12.1--652.5][7~19---가랑비]
포요고개<폰프리아(차가운샘물)-산. 페드로 예배당~비두에도(5.8-1200m)<내리막 흙길-비요발-내리막흙길-파산테스와 라밀-오크와 밤나무~트리아카스텔라(6.3-660m)
♧ 트리아카스텔라: 성 3개가 있던 마을
♧ 채석장(산티아고 대성당 석회석 공급-산티아고성당(18세기종탑)
동키숙소: Alb. Aitzenea/ Triacastela
성이 세 개나 있었던 마을, 산티아고 대성당을 짓기 위한 석회석 채석장이 있었던 마을 트리아카스텔라로 간다.
몸이 무겁다. 숙소가 습한 탓인가 밖에 나오니 차라리 상쾌하다.
어제 그제 연이은 난코스로 모두가 기진맥진이다. 1400고지에서 하산하는데 막내 사위로부터 안부 카톡이다. 답장을 보내는 중 맞은편 산에서 들려오는 고라니 울음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폰프리아 마을을 지날 쯤 집 모퉁이에서 할머니가 얇게 부친 밀가루 부침개를 쟁반에 들고 나와 먹으라 한다.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베푸는 배려로 생각하고 다가갔더니 1장에 1유로란다. 속은 기분이 들었으나 적선하는 셈 치고 두 장을 샀다.
급경사 내리막 자전거가 속력을 낸다. 깜짝 놀랐다. 가슴이 서늘하다. 이어서 무엇이 내 곁을 쏜살 같이 지나간다. 말이 내 곁을 비호같이 스쳐간 것이다.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풀을 뜯던 말을 몰고 가던 촌로가 고삐를 노친 것이었다.
목장에는 철조망이 있으나 포도밭 과수원엔 철조망이 없다. 어릴 때 서리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서리에 대해 대단히 관대했다. 또, 콩사리와 밀사리를 해먹고 얼굴이 온 통 검둥이가 되어 흰 이를 드러내며 마주 보며 웃던 기억이 새롭다.
산 아래 멀리 트리아스카텔라가 보인다. 길 가엔 고사리가 지천이다. 밤나무 숲과 참나무 숲을 지나 포장도로를 건너니 트랭글이 10km 확보란다.
무너진 건물 공사를 하는데 안노인이 포도주를 담아 들고 간다. 내 어릴 적 순수하던 고향 인심을 보는 것 같다.
12시경에 예약한 트리카스텔라 숙소에 도착했다. 아직 청소 중이라며 안에서 기다리란다. 숙소 시설 수준에 따라 1박 또는 2박을 결정 하려고 숙소 밖에서 기다린다. 1시가 되어 문을 열고 자상한 주인의 안내를 받으며 숙소 상태를 점검하고 모두가 만족해 2박을 결정 했다. 슈퍼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고 냉장고 상태를 점검하니 청결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아내가 청소를 하고 식재료를 냉장 보관 했다. 점심으로 수제비를 먹으며 2병의 포도주를 다 마셔 저녁때 부족했는데 주인이 포도주 한 병을 가지고와 냉장고 청소 해줘서 감사하단다. 매사엔 대가가 있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인가 보다.
저녁은 해물 수제비다. 한 상에 앉아 식사하던 아르헨티나 바이크에게 수제비를 건하니 흔쾌히 OK한다. 주인장에게도 건하니 ‘그라시아스’라며 주방에서 접시를 가지고 온다. 주인장이 매운 수제비를 한 숟가락 입에 넣더니 '내 입이 끓고 있어요.'란다. 쑥전 맛을 보곤 재료와 조리 방법을 묻는다. 미혼이라는 40대 바이크는 이년 째 하이킹 중이라며 이년 후에 부모를 만나러 간단다.
2019. 5. 25.트리아카스텔라 체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