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나 준비

산티아고콤포스텔라---피스텔라

하얀기린 2020. 2. 15. 11:35

2019. 6. 4[12~19—도보중 소나기 왔다 갔다 한다.]
Santiago~Alto do Vento(9)~Alto do Mar de Ovellas(5.2)~Ponyemaceira  Vella(3.2)~
Negreira(4) [21.4] [21.4]
숙소: Albergue La Mezquita(메스쿼타)/Negreira
  800km의 Santiago 순례길 도보의 대 장정 후 임대 아파트에서 하루의 휴식 후 100km의 Fisterra 경유 Muxia 도보 시작이다. 문을 여니 어제 거쳤든 비는 더 내리지 않고 바람이 차다. 열흘 예정으로 여유롭게 걸을 계획이다. 6시에 모두 기상이다. 짐을 꾸리다 밖을 살피던 행님 한분이 가랑비가 내린다는 말에 출발 시간을 두고 떠들썩하다.
  비에 젖은 숙소 정원엔 목련 3송이가 흐드러지게 피고 꽃봉오리들이 꽃피울 준비를 한다. 저만치 건너 주차장 처마 밑엔 누군가가 노숙을 하고 있다. 밤새 내린 비에도 젖지 않고 처마 밑에서 늦잠까지 자고 있다. 출근, 등교하는 행인들의 옷차림이 오리 점퍼다. 목요일까지 비가 예보 되어있는데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겨울옷과 침낭을 맡겨 놓았으니 큰일이다.
  아침은 어제 먹은 육개장 국물로 만든 죽과 계란 프라이다.
  오늘 부터 도보 계획은 있으나 출발, 거리, 숙소, 식사 모두 자율이다.
  8시30분이다. 다른 날 같으면 10km는 걸었을 시간이다. 비는 거쳤으나 하늘은 짙은 잿빛이다. 창을 여니 노숙자는 아직 자고 있다.
  내리던 비 그치고 해 나오니 먼지나지 않고 싱그럽고 상쾌하다.
  언덕을 올라 평탄한 숲길에 떨어진 유칼립투스 잎과 껍질을 밟으며 걷는다. 프랑스길 보다 인적이 드문 호젓한 길이다.
  스페인의 산야에 노랗게 핀 꽃이 양골담초(애나시다, 금작화)라는군요. 꽃이 진 자리에 콩 같은 열매가 콩과 식물인가?
  야생 디기탈리스가 지천이다.
  갈리시아 지방의 주택 지붕색깔이 주황색이다.
  계획 했던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1시30분에 오픈 한다며 문전 박대다 일행들을 만나 다음 구간까지 가기로 계획을 변경 한다. 8km 더 가야한다.
  바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발 하려니 거쳤던 소나기가 다시 내린다. 우의를 입고 출발하니 비가 그친다.

















2019. 6. 5[9~16--천둥폭풍예상]
Negreira~Zas(3.2)~A Pena(5.2)~ Vilaserio(4.5)~O Cornado(2)~As Maronas(4.9)~Santa Marina(1.2)~ Lago(5.9 [26.9] [48.3]
숙소: Albergue Monte Aro/ Lago
  간밤 3시에 누군가 불을 켜 단잠을 깨운다. 화장실 가는 양식 없는 외국인 뚱보라 치부했다. 좀처럼 잠을 들일 수가 없다. 30여분 뒤 불이 꺼지는가 했더니 또 불이 들어온다. 어제 오후엔 불을 키러 해도 켜지지 않던 불이 자동 감지 장치에 의해 켜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외국인 두 사람이 형광등을 가르치며 날 보고 웃는다. 괘심해서 이불도 침대 시트도 정리하지 않고 출발 했다. 숙박료는 우리가 지금까지 묵은 알베르게 중 가장 비싼 12€를 지불 했다.
  비는 내리지 않고 안개가 자욱한 길을 출발 한다. 마을을 벗어나 언덕을 오르니 비는 내리지 않고 파랗게 갠 하늘이, 구름이 아침노을에 예쁘다. 짙은 안개에 놀란 것이다.
  큰 유칼립투스 나무 밑에서 고개를 젖혀 위를 본다. 우듬지를 보려고 고개를 젖히니 고개가 아프다. 너무 많이 젖혀서 뒤로 넘어 질 뻔 했다.
  페나 마을을 지나칠 쯤 빗방울이 떨어진다.
  스페인 농부들은 미적 감각이 있어서인가? 여유가 있어서 인가? 전답 가운데나 가에 나무를 키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답 사이에 나무가 있으면 곡식 성장에 지장이 있다며 베어 내는데…….
  산타 마리나에 도착하여 묵기로 계획 했던 숙소를 보니 인적 없는 도로변이라 들어 갈 맛이 나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다. 11km 더 가기로 했다. 소낙비를 맞으며 산을 넘어 5.9km 지점(Lago)에 도착 했을 때 안내서에도 없던 마음에 드는 알베르게가 있지 않은가 반가운 마음에 피로가 다 풀리는 듯하다.





































2019. 6. 6[8~14--55mm--풍속54/km]
Lago~Ponteolveira(4.2)~Olveira(2.3) ~Logoso(3.5)~Hospital(1)[11] [59.3]
숙소: Albergue O Castelino/ Hospital
  간밤 1시 경 잠을 깨니 지붕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더니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내린다. 니그레이라 슈퍼에서 산 빵조각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우장을 하고 7시30분 출발이다. 버스정류장, 처마 밑, 빈 창고에서 비를 피해보지만 몰아치는 비바람에는 속수무책이다. 바지가 젖기 시작하고 신발이 젖어온다.
  나무 밑을 지날 때 누가 우산을 세게 두드린다. 깜작 놀라 주위를 살펴도 아무도 없고 흔적이 없다. 솔방울인가?
  묵시아와 피스텔라의 분기점 호스피탈에 도착하니 비바람이 더 심해진다. 쉬어 가려고 바에 들려 빵과 맥주를 한잔하며 알베르게를 문의하니, 바 주인이 알베르게를 경영하는데 200m 떨어진 곳이라며 숙소까지 픽업 해준단다. 더 진행하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여기서 하룻밤을 묵기로 한다. 본 게임에서는 그렇게 좋던 날씨가 애프터 경기에서 매운 맛을 보여준다. 저녁 식사를 자기 바에서 한다면 7시에 픽업 온단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정리를 마치니 오후 2시다. 한기가 든다. 담요를 덥고 누우니 잠이 온다.
  코고는 소리에 깨니 정전이다. 주인장에게 여쭈니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전이란다. 휴대폰 전원 잔량이 60%이다. 내일을 대비하여 휴대폰 전원을 off 해두었는데 다행이도 3~4시간 후에 전기가 들어  왔다. 비에 젖어 숙소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춥단다. 비린내가 난다. 젖은 신발 말리는 데는 신문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주인장이 다음 손님을 안내하러오며 신문지를 가지고 왔다. 제공한 신문지를 신발 안에 넣어 두었더니 신발 안의 습기가 많이 제거되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픽업 온 주인을 따라 bar에 도착 하니 음식과 와인이 풍성 하고 음식 솜씨와 맛이 일품이다. 함께 식사한 11명 중 7명이 와인 6병을 비웠다. 

  오늘은 사진이 달랑 6장의 뿐이다. 그 중 2장은 실내에서 찍었다.   








2019. 6. 7[9~17--갬][14.8] [74.1]
Hospital~Bifurcacion(1)~Capella das Never(4)~Capelia de SMartir(3.8)~Cee(6)
숙소: Albergue Tequeron/ cee
  묵시아와 피스텔라를 가는 갈림길 Bifurcacion에서 피스텔라쪽으로 길을 잡는다.
  그렇게 요란하던 날씨가 상쾌함의 극치다. 파란 하늘에 점점이 떠 있는 뭉게구름 아침노을이 붉다. 높은 언덕엔 풍차가 힘차다.
  길에는 새로운 물길이 생기고 비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이 어지럽다. 물을 흠뻑 먹어 싱그러움이 더한 솔숲 터널 돌담 산길을 지난다. 손이 시리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먹구름이 예사롭지 않다.
  숙소를 출발해서 9km 지점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부 엔 카미노’다. 밤나무 숲길을 간다. 어찌된 셈인지 밤나무 밑에 밤송이가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 지형은 고개를 오르면 바로 내리막인데 이곳은 언덕을 오르면 평지가 길게 이어지다 내리막이다. 바다가 보인다. 대서양이다!!
  콜럼버스가 생각 킨다. 바다로, 바다로 나가면 신대륙이 있을 것이라는 신념 하나로 서로 서쪽으로 서인도 제도를 평생 아메리카로 알고 갔다니 그의 개척정신과 지구가 구형이라는 신념, 혁신적인 생각, 용기를 우리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셋으로 나누어 진행하던 형님들이 3일 만에 Cee에서 합류다. 모두 지친 형색이다. 몸이 불편한 두 사람은 19km를 또, 한사람은 25km를 왔으니 말이다. 그 동안에 있었던 일 비바람에 고생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아침에 출발해서 이곳에 올 때까지 마을이 없었다는 팀도 있다. 생필품이 풍부한 이곳 슈퍼에서 재료를 구입하여 거한 저녁을 먹는다. 와인도 2병이다. Cee는 바닷가에 위치한 어촌 마을로 아담하고 깨끗한 느낌이 있는 휴양지로, 순례객들이 지나는 마을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도시다.





















2019. 6. 8[8~17--가랑비][12.1] [86.2]
Cee~Corcubion(1.5)~Sardineiro(4.6)~Fisterra(6)
숙소: Albergue Finistellae/ Fisterra
  세 사람은 하루를 더 유하고 우린 7시에 출발한다. 장군 내외분이 아침 산책 한다며 우릴 배웅한다. 해변을 따라 마을길을 걸어 마을 뒤편 언덕을 오른다. 돌담에 핀 작은 꽃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진행 속도가 늦어진다.
  언덕을 오르니 시야가 터이고 작은 마을이다. 도로를 따라 걷는다. 사르디네이로(Sardineiro) 해변 벤치에서 빵과 주스로 아침을 대신하고 모래사장을 걷다가 진행 방향을 놓쳐 도로를 따라 한참을 진행하다 다시 나타난 노란 화살표를 따라 걷는다. 눈앞에 커다란 마을이 나타나 반신반의 하며 마을을 향해 4km 정도의 해변 길을 거르니 Fisterra다. 카미노 길 시작점(0.00) 땅 끝까지는 4km를 더 가야한다. 오르막 도로를 걸어 도착하니 12시 30분이다. 기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Fisterra 되돌아와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해산물로 거하게 먹으려고 숙소 주인에게 수산시장의 위치를 물으니 월요일에 문을 연단다. 바에 들려 점저를 먹는다. 피스텔라라는 곳에 의미를 부여 한다면 땅끝, 도로 기점이 전부인 것 같다. 매력 있는 도시는 아닌 것 같다. 하루를 더 묶으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내일 묵시아로 가기로 한다.
  왠지 도시가 낯 설고 정이 가지 않는다. 가고 싶다.
  곡식 창고라는 이해되지 않는 건축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곳으로 오는 길에 집 단장을 하고 있는 주민에게 물으니 곡식 창고란다. 땅끝 기념품 가게에 전시된 문과 사다리가 달린 모형을 보고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